몇 년 전부터 즐겨보는 먹방 프로그램 중에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가 있다.
잘 먹는 개그맨 4인이 주축이 되어서 여러 맛집을 돌아다니며 잘 먹는 프로그램이다.
거기 출연진 중에 홍일점인 김민경 씨가 있다. 흔히들, 살집이 있는 개그우먼은 좀 기가 셀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김민경은 덩치는 크지만 애교도 많고, 말도 상냥하게 해서 귀여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성질을 건드리면 그 덩치로 웬만한 남자들을 제압하는 기세도 있다. 그것이 또 반전 매력으로 김민경의 인기에 보탬이 되고 있다.
그래서 김민경의 또다른 별명으로 “민경 장군”이 있다.
맛있는 녀석들 을 4년 정도 하다 보니, 다들 방송 초기보다 살이 더 찐 것 같아 팬들이 출연진들의 걱정을 하게 되었다.
제작진은 출연진 중 한 사람만 제비뽑기로 뽑아서 “시키면 한다 운동뚱” 이라는 꼭지를 만들고 그 출연진에게 운동을 시키는 식으로 해서 2월 즈음부터 유튜브로 방영을 시작하였다.
제비뽑기 당시, 테이블에 아령을 4개 놓고 하나는 테이블에 붙여놓았다. 이때 그냥 붙인 것도 아니고 아예 나사로 박아버렸다. 여기서 김민경을 4개 중 붙어있는 아령을 선택하게 되어 제비에 걸린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민경 장군은 아령과 함께 테이블 채로 들어버렸다.
어쨌거나 아령을 든 거 아니냐고 우겨보지만, 걸린 건 걸린 거라서 김민경이 다른 헬스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알린 양치승 관장의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테이블을 통째로 든 것은 근수저 김민경의 재발견을 알리는 예고편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근수저란 금수저의 응용 버전으로 근육이 타고났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전에 살 빼는 운동이라던가, 헬스는 한번도 안해봤다는 김민경이 너무 운동을 잘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처음 근육 운동할 때에는 일단 근육에 힘이 없고 자세도 잡기 힘든데, 기본적인 벤치 프레스 라던가 스쿼트 자세도 너무 잘 잡는 것이다.
무엇보다 운동을 배울 때 이거 하라고 하면 처음에는 좀 따라 하다가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김민경은 일단 따라서 끝까지 해보고,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관장이 내주는 숙제도 성실히 잘해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여기서 근육 천재 김민경의 매력을 발견하고, 또한 그 성실함에 반해 버린다.
아무리 방송물 먹은 예능인이지만 나이 40에 일반적 여자들보단 큰 거구의 몸에도 부끄럽다거나, 몸을 빼지 않고, 성실하게 방송을 위해서, 자기 몸을 위해서 미션들을 수행하고, 점점 못하던 동작들을 잘하게 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꾸준히 하면 김민경처럼은 못해도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갖게 되고,
중단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는 댓글도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시리즈에서 김민경의 근재 능과 성실함이 그 정점을 찍었는데,
김민경은 예전부터 필라테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가 뚱뚱해도 필라테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였다.
한국의 요가나 필라테스 강사들은 다들 날씬하고 여리여리한 몸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몸이 안되면 필라테스나 요가를 못하는 가, 하며 자괴감을 갖는 여성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김민경은 헬스 트레이너이자 필라테스 강사이며, 70만 구독자도 보유한 유튜버 심으뜸 씨에게 필라테스를 배우게 되었는데, 필라테스를 시작하면서 김민경은 또다시 운동에 관한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척추 미인!!
필라테스는 근육 힘도 근육 힘이지만 유연성이 필요되는데, 사람의 척추가 실제로 하나하나 분절되어 있는 게 맞는구나 라는 것을 김민경은 영상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보통 사람들은 (나를 비롯한) 척추가 분절되어 있지만 무슨 등에 철근 심어놓은 마냥 뻣뻣하고 유연성도 없는데, 김민경은 척추 하나하나 굴리면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등 너무 잘하는 것이다.
댓글창은 그야말로 필라테스 경험자들의 탄성과 부러움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결국 김민경의 바람대로 “유연성과 살집은 관계없다”, ”뚱뚱해도 필라테스를 할 수 있다.”를 보여주며, 몇 주간의 필라테스 운동을 하고 드디어 7월 30일자 방송분에서 화보를 찍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정말 필라테스 9주 하고 저런 자세를 할 수 있다니!!!!
물론 김민경이 근수저에 척추 미인으로 나이 40에 선수급의 재능을 인정받을 정도로 타고난 근력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세에서 성실함과 최선을 다 한다는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더구나 그냥 따라 하기도 힘든 헬스와 필라테스 동작들을 요령 부리지 않고, 강사의 가르침(물론 제대로 가르치는 강사)을 잘 따라 하고 성실히, 꾸준히 수행하면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교훈을 주었다.
몇 달간의 성실함을 그대로 보여준 덕분에 김민경 본인도 현재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빨리 유명해지고 싶어서 , 거짓된 모습을 보여주는 등 갖은 사건과 사고가 많은 유튜브 세상에서 이런 성실함으로 희망을 보여주는 이런 콘텐츠는 정말 특별한 것 같다.
물론, 그 중심에는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김민경 같은 프로와 그를 도와주는 제작진과 강사진들. 그리고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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