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소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보았다.
작년 시즌1은 중간에 애매하게 끝난다고 해서 안 보고 버티다 유튜브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스포일러 당해서 그냥 넷플릭스 가입하고 시즌1,2 몰아서 봤다.
결론은... 한드는 절대 스포일러 당하면 안되는 구나!
내용 모르고 봤으면 제법 흥미진진하게 봤을 텐데, 왜 스포일러 경고 무시하고 리뷰들을 보았지? 라고 후회했다.
어떤 드라마는 내용을 알고 봐도 재밌다고 하지만, 내 기준은 무슨 영화든 드라마든 내용을 모르고 봐야 제일 재밌는 것 같다. 이것은 철저히 나의 실수라 객관적인 리뷰를 쓸 수 없을 것 같지만, 킹덤이라는 드라마의 만듦새는 꽤 훌륭하기에 그냥 소소한 생각들을 적어본다.
여기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안 보셨고 내용 모르시면 넷플릭스는 처음 가입하면 한 달 무료이니 보세요~~
킹덤이 나오기 직전에 나온 영화가 있는데 "창궐"이라는 영화이다.
현빈, 장동건 주연
현빈이 세자이고, 장동건이 여기 킹덤의 조학주 대감 포지션이다.
대충 보면 두 작품 다 같은 시놉시스 가지고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유사하다.
두 작품다 전란 직후이고 (킹덤은 왜란 직후, 창궐은 호란 직후) 궐내 입지가 좁은 세자(주지훈이 맡은 세자가 광해군을 모델로 삼았다면, 현빈이 맡은 세자는 소현세자의 동생인 봉림대군이 모델이다)라던가, 세도가가 궁을 장악하려 한다던가, 왕을 좀비로 만들어 버린다던가,
이 작품도 넷플릭스에 있으니 궁금하시다면 보시고 킹덤과 한번 비교해보세요 하고 싶지만.....
창궐은..... 시나리오가..... 좀.......대사도 그렇고.......
비주얼만 좋을 뿐, 안 보시는 게 좋을 듯하다.
장동건에게 크게 실망한다.
넷플릭스에는 다른 좋은 작품들도 많다~
참고로 난 현빈 때문에 극장에서 봤다 ㅠㅠ
정신차리고, 킹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원래 좀비 관련 영화나 시리즈들은 안 좋아해서 잘 안 보는데 한국 좀비들은 너무 빠르고 무섭고 꺾기춤을 잘 춰서 볼만한 것 같다. 굶주림에 지친 사람들이 인육을 먹는데서 비롯되는 좀비사태란게 그럴듯하면서도 비참한 당시 시대상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또한 예전에는(정통 사극들에서는) 없었지만 2000년대부터 나타난 갓 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칼 쓰는 장면들은 뭔가 서양인들에게 새삼스레 동양 판타지를 더욱 더 부추기는 것 같다.
조선은 문인들의 나라인데 괜히 칼들고 설치면 일본 사무라이들이랑 헤갈릴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래도 멋있으면 됐으려나?
작가나 제작진들이 서양인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일부러 더 잔인하게 묘사했다고는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중국과 일본의 중세와 확연히 다른 조선 분위기가 있는데 그걸 잘 살릴 수는 없을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이번 작품은 한국인이라면 거부감 없이 보는 전형적인 궁중 암투 사극 분위기라 나름의 조선 분위기를 잘 전달했을 수도?
서양인들이 양반들이 머리와 일체 되어 쓰는 모자인 "갓"에 집중하는 것도 한국인들에게 신기한 현상이었던 것 같다. 관련 영상이나 기사 댓글들을 보면 그 "갓"을 모자라고 인식을 못한 사람들도 꽤 많아 보였다. 나도 그랬던 듯하다.
언젠가 2000년대 초반에 한류 붐이 일었을 때 한국 관광상품을 어떤 식으로 살릴 것인가 이야기하는 칼럼에서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은 "갓"을 보여주면 그 쓰임새를 전혀 유추하지 못한다고, 언젠가 국회에서 갓 쓰고 회의를 하면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더랬다.
물론 그 이후에도 국회의원들은 갓을 쓴 적이 없지만. 그 칼럼 작가의 소원대로 드라마를 통해 한국 전통 모자인 "갓"이 크게 홍보되었으니 그분도 왠지 뿌듯할 것 같다.
스토리에 대한 감상은, 시즌2를 6화가 아니라 8화로 했으면 어떨까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원래는 시즌 하나 8화로 끝낼 것이었는데 내부 시사회에서 반응이 좋아 시즌 두 개 12화짜리로 늘린 것이라 한다.
그러나 막판에 굉장히 급하게 이야기들이 진행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메인 빌런인 조학주 대감과 계비 조 씨가 너무 허무하게 퇴장해서 그런가 싶기도.
아버지인 조학주 대감은 그래도 자기가 아니면 이 나라를 구할 수 없는 신념이라도 더 강조했으면 했고 그에 대비해서 이리저리 잔머리 굴리며 아버지와 대립하는 계비의 모습이 더 나왔으면 나름 긴장감이 더했을 것 같다. 세자가 환궁하는 장면도 많이 허무했다.
그리고 세자가 왕위를 양보하는 것도 뭔가 많이 설명이 부족한 듯. 물론 직접 왕의 목을 치고 역모를 꾀했으니 당연한 수순이긴 하나, 그래도 뭔가 좀 더 세자 마음이 변하는 모습을 설명했어야 되지 않았을까 한다.
어떤 리뷰는 당숙과의 만남에서 설명 다 한 것이라고 하는데, 너무 짧고 임팩트도 적고 그 장면이 급작스럽게 나와서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았다.
아! 그렇지! 이 작품은 궁중 암투극이 아니라 좀비 아포칼립스 시리즈였지?
그 생사초에 대한 음모는 시즌 3에서 진행될 듯 하니 나오면 보게 될 것 같다.
한국 넷플릭스에서는 이 작품의 영어 더빙과 일본어 더빙 버전을 들을 수 있는데, 사극인데 남의 나라 말로 들으니 신선하고 집중이 더 잘되는 것 같다. 2회 차는 남의 나라 말로 감상해볼까~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의 선물 - 14일 (2014) (0) | 2020.10.06 |
---|---|
비밀의 숲 시즌 2 - 중간 리뷰 (0) | 2020.09.25 |
비밀의 숲(2017) (0) | 2020.04.24 |
중드 - 진정령(2019) (0) | 2020.02.16 |
중드 - 장야(2018) (0) | 2020.02.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