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프로그 루테스의 침대라는 이야기가 있다
“신화에 따르면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아티카의 강도로 아테네 교외의 언덕에 집을 짓고 살면서 강도질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있는데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누이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늘여서 죽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침대에는 침대의 길이를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어 그 어느 누구도 침대에 키가 딱 들어맞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은 바로 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로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뜯어고치려는 행위,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횡포를 말한다.” - 위키백과
위의 오래된 그리스 신화와 비슷한 사연 중 하나를 평균의 종말, 에서 머리말에서 소개를 한다.
미국 공군 전투기 조정석에 관한 이야기이다. 1940년대 말 유난히 전투기 사고가 잦았다고 한다.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조종사의 실수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그런 것 치고는 지나치게 많은 사고율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군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조정석의 설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당시 전투기 조정석은 4000여 명의 건장한 젊은 남성(백인) 조종사들의 신체 치수를 측정하고 각 신체 부위별 치수를 평균 내서 그 평균치를 기준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여기까지 들으면 이게 무슨 괴상한 소리인가 하지만, 당시에는 고정식으로 그렇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길버트 S. 대니얼스 중위는 다시 인체 측정을 했는데 위에서 수천 명의 젊은이들의 신체 치수를 측정해서 나온 평균값에 맞는 사람이 정말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다시 말해 평균적인 조종사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는 우리도 알다시피 좌석의 길이나 높낮이를 개개인의 신체 치수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 가능하게 설계되었고, 그 설계는 오늘날 자동차 운전석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위 에피소드는 평균의 종말의 주제를 명확히 나타내는 에피소드로써, 평균적인 수치, 정형화된 시스템, 평균화된 점수, 평범의 범위에 대해 얼마나 우리가 오해하고 있었으며, 말도 안 되는 신념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개개인성을 말소당하고 그들의 인생이 희생되었는지 말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초반은 산업시대 이후 어떻게 어떤 과정에 의해서 평균적 인간이라는 신화가 구축되었나, 산업계와 교육계 전반에 받아들여지게 되었나?
중반은 그 평균의 신화가 신념이 되어서 산업계, 교육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금전적, 자원적 손실을 낳고 또 얼마나 많은 인재를 놓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종반은 그에 대한 대안으로 교육계와 산업계는 인재의 어떻게 키워야 하고 어떻게 실력을 증명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있다.
우리가 회사에 출근하면 바로 퇴근하고 싶어 지는 것도, 산업계 전반에 걸친 개인의 특성은 무시하고 개인이 회사의 시스템에 무조건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고,
몇십 년 동안 교육계가 바뀌어야 한다. 교육계가 문제이다. 인재를 전혀 키우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받는 것도,
교육계 전반에 걸친 오직 점수를 통한 학생들의 평가 방식, 특정한 시간이나 기준 점수 이상을 넘어야 학위를 주는, 관리자에게만 편한 평가 방식이라는 것을 많은 논문과 연구자들의 증언, 사례를 통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중반에서 저자가 학교를 다닐 무렵에 행해진 성격유형 검사, 심리 검사에 의해 사춘기 시절 폭력적인 학생으로 낙인찍혀서 힘든 학창 시절을 보내고 결국 중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어렸을 때 개성을 중시하는 선생님을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기존 교육계에 대한 분노도 나와있다.
그러한 세월이 있었기에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잘못된 평균의 신화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연구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책까지 쓰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평균의 신화, 그에 더불어 평균보다 떨어지면 안 되고 평균보다 항상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더욱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필수로 봐야 하는 책일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내가 이 책의 존재를 인지하게 된 것이,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한국과총"이 주체한 세미나였다.
세미나의 전체적 주제는 코로나 이후의 사회에 대해 고찰하며 각자 발표를 하는 형식이었는데, 그중 교육계 관련 세미나에서, 학계에서 내로라하는 교육학 교수님들 중 한 분이 이 책을 예를 들어서 온라인 학습에도 개개인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셨던 것 같다.
교육계에서도 평균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과연 그 변화의 바람은 금방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 같다.
책의 구성을 보면 좀 어려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쉽게 써져 있어서 간만에 만난 좋은 책인 것 같다. 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소장해야 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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