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넷 TENET 을 드디어 보았다.
그냥 동네 cgv에서 사람 적은 시간을 골라서 보았다.
일단 감상부터 말하자면,
"뭔 소리야????????"
나는 나름 크리스토퍼 놀란의 감독 영화를 인썸니아 빼고 다 보았다.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인셉션이나 다크나이트 시리즈는 몇 번이나 봐도 좋아한다.
하지만 이번 것은...... 너무 힘을 준 것 같다.
물론 액션씬 장면은 이전 그의 영화보다 100배 이상 향상되고 정말 볼만하다.
여러 상황으로 침체된 이 시기에 오랜만에 볼만한 블록버스터인 것은 이견이 없다.
놀란의 영화는 뛰어난 상상력과 참신한 설정으로 뻔한 내용이라도, 관객들이 끝까지 영화에 집중력을 놓치지 않게 한다. 또한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은 어디서 봐온 것이라도 특별한 상황하에서 캐릭터들이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놀란 영화는 N차 관람은 기본인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테넷은?
도무지 한 사람만 빼고는 그 행동이 이해 가는 캐릭터가 한 사람도 없다.
조연들도 한 마디 설명만 해주면 좋을 듯한데, 갑자기 나타나서 뭐라 뭐라 하고,
그 인버전이라는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현재의 사건이랑 부딪히는 설정 때문에 상황도 이해 안 가는 데 저 사람은 왜 등장했고, 왜 저러고 있는지.
이전 영화에 비해 캐릭터들이 너무 매력이 없었고, 몰입할 만한 캐릭터도 없었다.
막판에 멋진 말 내뱉으면 다 좋은 게 좋은 건가? 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 자체는 볼만하고 2시간 반 동안 지루함은 전혀 없었다.
저 사람은 왜 저러고 이 사람이 이 사람인가? 고민하는 통에 사건 전체를 많이 놓치고 아까 사건 이해 안 가는 데 하는데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고, 그래서 이 사람은 결국 언제 이런 행동을 한겨?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영화가 끝났다!
보고 나서 분노보다는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서,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건가 하고, 유튜브와 인터넷으로 좀 정보들을 모아보았다.
그리고 생각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테넷이 이전 영화와 다르게 느껴진 이유
1. 이번에도 참신한 설정을 넣어야 된다는 압박에 너무 힘을 준 것 같은 느낌이다.
2.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나 예우가 안 좋다. 너무 빨리 나타나서 빨리 사라진다.
3. 번역가 잘못도 큰 것 같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의 "그" 번역가 라고 한다.
- 영어를 완전히 해석 못하는 나도 처음부터 왜 자꾸 해석 안 하는 게 있나, 뭔가를 빼먹은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들었다.
보고 나서 찾아보니 "그" 번역가라고, 영화니까 말을 줄일 수 있으면 줄이는 게 맞는데, 물리법칙을 응용한 설정을 설명하는 장면의 대사를 줄이면서 감독의 의도를 그대로 전달하려면, 기본적인 물리 지식은 공부하고 번역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리고 빼먹은 대사도 상당히 많은 것 같다.
한국에서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영어공부 필수인 듯하다. 워낙에 영어 잘하는 사람이 많아서 번역을 잘 안 하는 건가?
"이 정도 영어는 굳이 번역 안 해도 알아듣잖아요?" 인가?
그런 큰 뜻이 있는 줄 몰랐네.
하지만,
이 영화가 어려운 게 단지 번역가 때문은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같은 번역가가 10년 전 영화 "인셉션"도 번역했다고 한다.
물론 인셉션도 설정 관련 부분에서 제대로 조사 안 하고, 대충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축약한 게 보였지만 영화 자체를 이해하고 즐기는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테넷 이 영화 자체가 설정 설명이 그리 친절하지는 않은 듯 하다.
초반에 대놓고 과학자의 말을 빌려
"이해하려 하지마 그냥 느껴!"
라고 하다니...
이렇게 비판 해놓고 조만간 엔트로피 랑 인버전 뭐야? 그러면서 막 공부하고 있을지도....
참고로 이 영화는 쿠키영상이 없다. 여느 놀란 영화가 그러했듯이.
아! 그래도 로버트 패틴슨은 멋있었다.
이 사람이 찍고 있는 "더 배트맨" 별로 기대 안 했는데 영화가 나오면 꼭 봐야겠다.
지금 확진돼서 영화 촬영이 중단되었다는데 얼른 쾌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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