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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음양사

by 은빛숲 202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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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기 계발서, 성공학, 영성 책 이런 것만 보다가 진짜 오랜만에 소설을 보았다. 문학성이 있는 소설은 아니고 통속소설이다.

바로 “음양사”라는 소설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만든 게임으로 유명했었던 콘텐츠인데 그 원조격인 소설이다. 

 

중국 넷이즈에서 개발한 게임 음양사 수집형 게임이다.

 

한 십수 년 전부터 이 음양사라는 콘텐츠에 진짜 빠져 살았었다.

만화, 영화, 소설 다 보고, 십 수년 전 교토에 처음 갔을 때 아베노 세이메이 신사를 일부러 찾아가 보기도 했다. 또한 몇 년 전에 혼자 교토 여행 갔을 때 음양사 관련 콘텐츠에 나오는 장소라고 외국 관광객들은 가지 않은 산속의 신사까지 버스와 전철을 몇 번 갈아타면서  꾸역꾸역 찾아가 보기도 했었다. 그만큼 음양사 콘텐츠에 빠져있었던 세월이 있었다. 

위 게임은 당연히 했었다.

 

교토부 세이메이 신사 - 내 사진은 십수년전이라 차마 공개할수가!!!

 

이번에 진짜 오랜만에 본  이번 소설은 음양사 콘텐츠의 원조격인 유메마쿠라 바쿠가 쓴  “소설 음양사”로 부제는 다키야샤 아가씨이다.

 

소설 음양사 표지

 

 

이 작가 덕분에 일본 서브컬처에서 음양사가 유명해진 듯하다.

십수 년 전에 나온 음양사 관련 영화도 이 분 원작으로 만들어졌고, 그 이후 음양사 세이메이 캐릭터가 더욱더 유명해진 계기가 됐다고 한다.

 

소설 음양사 주인공인 아베노 세이메이는 헤이안 시대 때 음양료라는 기관에서 관직을 가지 고 일했었던 기록이 있는 실존인물이다. 교토에 세이메이 신사라고 해서 아베노 세이메이의 저택이 있었던 곳에 그를 모시는 신사가 있다.

이 사람의 후손들이 메이지 시대까지 음양료에서 대대로 관직을 맡고 있었고, 지금도 종교단체를 세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실존인물이라고 해도 삼국지처럼 미디어에 의해 각색되면, 실제 모습과 상당히 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 같다.

 

만화나 영화, 게임 콘텐츠를 보면 아베노 세이메이는 그냥 최강의 인물로 일명, 판타지 게임에서 마법사나 현자 수준의 도술을 부리는 사람으로 나온다. 

일본의 괴담에서 나오는 온갖 요괴들을 주술과, 식신이라는 자신이 주술로 만든 심부름꾼으로 물리친다.

그리고 이 사람만 등장하면 모든 사건이 해결된다. 일본 서브컬처에서 서양 쪽 마법사 말고 동양 쪽 마법사는 무조건 음양사가 등장하는 것도 다 이 아베노 세이메이에 대한 과정 된 설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화 음양사

 

실제 음양료라는 음양사가 일하는 곳은 천문을 관찰하여 국가 대소사나 농경사회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하는 직업으로 오늘날에 비유하면, 기상청이나, 과기부에 해당한다. 그러나 옛날에는 과학과 마술의 경계가 희미했으니, 뛰어난 주술사로 알려졌다고 해도 그다지 틀린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소설 음양사의 대략적 흐름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사건들이 도성 곳곳에서 일어난다.

그 소문들이 차츰 세이메이의 귀에 들린다.

이 사건들을 주로 전하는 것은 세이메이의 친구인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라는 인물이다.

 

 

주인공 아베노 세이메이.

 

세이메이 캐릭터는 능력은 출중하고 통찰력이 있으나 신분이나 세상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인물이다. 냉철하고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태도를 항상 취한다. 그 사건이 자신과 인연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죄가 있다면 봐주는 거 없다

 

 

검은 옷 입은 사람이 미나모토노 히로마사, 영화 음양사 중 한장면

 

반면 히로마사는 도성에서  피리를 잘 부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상당히 높은 신분의 인물(천황의 손자인데 아버지의 태생이 신분이 낮은 여자의 태생이라 천황의 자리는 물려받지 못했다고 함)인데, 정계와는 떨어져 그저 세상사 즐기는 진정한 한량의 모습을 보여준다. 

 

딱히 정계와 관련 없고, 생계 걱정도 없다 보니,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다. 

감성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감정 이입 을 잘한다. 불의를 못 참는다.

세이메이에 비해 정보력이나 통찰력은 떨어지지만 핵심을 찌르는 한마디에 세이메이가 힌트를 얻을 때가 많다.

세이메이가 인간사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은 없지만  순수하고 불의를 못 참는 히로마사에게는 상당한 애정을 보인다. 그래서 다른 2차 창작물이나 음양사을 기본으로 하는 또 다른 콘텐츠에는 둘의 사이가 무척 좋다.

 

 전에는 몰랐는데 이번에 소설을 보니,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셜록홈즈”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조사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원작자의 인터뷰에서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의 관계를 셜록 홈즈와 왓슨의 관계를 참고했다고 한다.

 

 

 

 

 

도성의 기괴한 사건들이 몇몇 일어나고 그 사건들의 관계를 고민하는 중 중 세이메이가 믿을 만한 사람이나 히로마사의 지인 등의 인물에게 의뢰가 들어온다

 

그 사건을 조사하면서 다른 도성의 사건들이 결국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세이메이의 통찰력과 히로마사의 끼어드는 몇 마디로 사건의 배후에 대해 알아낸다.

사건들을 하나씩 해결해 가면서 가장 큰 사건에 관련된 모든 인물이 모였을 때 큰 대결이 벌어진다. 그리고 한번 반전이 있다.

관련된 인물이나 사건의 진짜 원흉을 어찌어찌 겨우 처단하고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무사함을 서로 자축한다. 그리고, 세이메이는 오늘도 인간 관찰은 재밌었다는 분위기로 끝난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음양사 시리즈 중 가장 최근에 나온 것 같은데(최근인데 2005년) 내가 안 읽어본 것이고 싸게 팔길래 구해보았다.


사실은 유메마쿠라 바쿠 원작에 오카노 레이코가 그린 음양사 시리즈에 딱 맞는 그림체로  나온 만화책을 구하고 싶었으나 나온 지 너무 오래돼서 지금은 구하기 힘들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어보니 상당히 재미있었다. 물론 처음 음양사 시리즈를 읽었을 때의 충격과 감동은 덜하긴 했다.

괴담 + 추리물이라는  뻔한 내용이지만, 인물들의 대화나 행동에서 그 인물들의 특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세이메이의 시크함이라던가, 히로마사의 순수함이라던가,  다양한 인물들의 역사들을 표현한 것이라던가, 

그것이 이 음양사 콘텐츠를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후속편들은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참 아쉽다. 

맨 뒤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고 한다.

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확실히 소설은 그냥 일반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 사회과학 책들보다 작가의 공이 더 들어가는 것 같다. 

 

 

 

참고로 중국에서 만든 영화 음양사 청아집이 넷플릭스에 런칭되었는데, 설정만 빌린 오리지널 스토리인듯 하다.

[영화] - 음양사 청아집 (2020) - 멋진 배우들과 화려한 CG

 

음양사 청아집 (2020) - 멋진 배우들과 화려한 CG

음양사 청아집 (2020 | 중국) The Yin-Yang Master: Dream of Eternity 내 블로그에서 소설 음양사에 대한 포스트 방문이 급성장하길래 뭔가 알아봤더니, 중국 영화 음양사가 넷플릭스에서 개봉했다고 한다.

ejy-book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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